
요즘 시장의 물가가 그 끝을 모른 체 올라가고 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뿐만 아니라 코로나 대책으로 인해 풀린 돈이 너무 많다는 것이 소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차에 기름을 넣으러 주유소에 가면 걱정부터 든다. 이럴 때에는 우리나라에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것이 원망스럽기만 하다.


그러나 뉴스를 보면 <베네수엘라>나 <예멘>과 같이 일부 석유가 나는 나라가 극심한 경제난에 빠져 휘청인다는 소식을 듣는다. 아니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석유와 각종 원자재가 펑펑 나는 나라는 엄청난 부를 손에 쥐고 있을 것 같은데 현실은 그 반대라니 왜 그럴까? 이 역설에 대해 한번 간단하게 조사 후 포스팅을 해 보려고 한다.
●자원이 있는 나라들은 의외로 선진국이 아닌 경우가 많다 왜 그럴까?
같은 이야기이지만 수치화된 자료를 통해 세계 자원 매장량이 많은 나라를 나열해 보니 우리 생각보다 <선진국>이 많이 없는 걸 알 수 있다. 오히려 베네수엘라처럼 가난하고 중동 국가와 같은 세계적으로 문제가 끊임없이 일어나는 나라가 많다.

자원이 풍부한 국가임에도 경제 성장을 하지 못하는 나라를 보며 우리는 <자원의 저주>라는 단어를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자원의 저주란 무엇일까?
자원의 저주는 천연 자원이 풍부한 국가가 되려 자원이 적은 국가들보다 낮은 수준의 경제 성장, 낮은 수준의 민주주의를 가지고 있는 역설을 가리킨다. 한마디로 넘치는 자원이 오히려 국가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자원의 저주는 왜 생기는 것일까?
자원이 많지만 가난한 현실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자원의 편재성이 있다, 즉 자원이 골고루 있지 않고 일부 지역에 있다는 뜻인데 이 자원을 가진 지역을 가지고 서로 차지하기 위해 갈등을 빚는다. 빼앗길 수 없으니 무기가 필요하고 무기를 위해 자원을 팔아 돈을 마련한다. 결국 전쟁을 통해 소수가 자원을 차지하게 된다.

이런 내전과 갈등 속에서 아이들은 내전에 끌려가게 되어 교육이 이루어지기가 힘들어 국민들은 늘 가난하게 된다. 게다가 자원을 차지한 소수는 병원과 학교와 같은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런 사회 인프라들은 비용이 많이 들기만 하고 돈이 되진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국민들이 가난하여 치료비를 낼 형편이 되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자원으로 얻은 수입이 공정하게 분배되지 못하고 극히 일부 계층만 이를 독점함으로써 빈부 격차가 확대되는 경우도 많다. 즉 국가 및 소수만 부자가 될지언정 다수의 국민들은 그 혜택을 받지 못해 가난해지는 현실이 된다.

▶풍부한 자원조건 때문에 천연자원 채취&개발 사업의 부가가치가 다른 사업 대비 높아 자본의 3요소인 현금, 토지, 노동이 자원개발과 채취에 집중되기 때문에 발생한다. 예를 들어 천연자원 생산&정제를 위해 토지와 자금을 투자하면 그만큼 다른 산업 개발에 쓸 수 있는 여력이 없어진다.

제조업과 같은 다른 산업이 발전하지 않으니 전체 GDP의 상당 부분이 자원 개발에 의존하게 되고 관련 인력 외에는 가난해진다.
●자원의 저주에 걸린 나라들은 어디가 있을까?
▶1. 대표적으로 아프리카가 있다. 시에라리온, 콩고 민주공화국이나 나이지리아가 대표적 예시이다. 아프리카는 전 세계 광물자원 매장량의 30%를 보유하고 있고, GDP의 24%를 광물 채굴에서 얻고 있다.
석유뿐만 아니라 광물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흔히 4대 광물, 즉 주석(Tin), 탄탈룸(Tantalum), 텅스텐(Tungsten), 금(Gold)이라고 불리는 광물을 아프리카에서는 <분쟁 광물>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독일 하이델베르크 국제분쟁연구소(HIIK)가 2017년 2월 발표한 보고서(Conflict Barometer 2016)에 따르면 아프리카에서 발생한 분쟁 94건 중 약 30%에 달하는 27건이 자원 관련 분쟁이다. 아프리카에서 무력분쟁으로 죽어나갈 때 바로 분쟁광물이 무장단체들의 돈줄 역할을 한 것이다.
국제 조사 결과 국가 전체 광물채굴 수입의 35%가 무장단체들의 손으로 흘러들어 갔다고 한다.

▶2. <나우루 공화국> 우리나라로 치면 가덕도 혹은 서울 용산구 정도의 크기의 아주 작은 나라다.

남태평양에 위치한 나우루 공화국은 2차 대전 종전 이후 호주, 뉴질랜드, 영국의 공동 보호령이었다가 1968년 독립한 작은 섬나라다. 나우루 공화국은 독립 후 인광석을 수출하며 성장했으며 1980년대에는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로 당시 경제 호황기 었던 일본과 미국을 넘어서기도 했다. 그러나 1990년대 들어 인광석이 고갈되면서 해외 원조에 의존하는 최빈국 중 하나로 전락했다.
※인광석이란? 인광석은 인의 함량에 따라 광물 가치가 결정되며 주로 비료원료로 많이 사용된다. 이 밖에 인산제조, 의약품, 반도체, 세라믹, 실크, 섬유, 방충제, 설탕 정련, 폭약 등에도 사용되고 있다.

현재는 국제 원조와 자국 영토 내 어업권 판매 및 관광으로 연명하는 신세로 전락한 상태라고 한다. 그리고 아프가니스탄이나 이라크, 시리아 등지에서 오는 보트피플을 수용해주는 조건으로 난민을 받아주지 않으려는 호주에게 지원을 받아 겨우 연명하고 있다.
▶3. 베네수엘라 : 석유 매장량이 세계 1위의 나라지만 석유산업 이외의 세수 기반이 빈약하기 때문에 유가에 따라서 경제가 요동을 치는 나라다.

부실한 제조업과 치안, 그리고 심각한 부정부패와 외환 관리 실패, 방만 경영되는 국영기업과 낙후된 기술력 등, 어디 하나 멀쩡한 곳 없는 경제 전략 및 국가 경영으로 인해서 위태롭게 나라가 유지되다가 2014년 미국발 셰일 가스 혁명으로 유가가 폭락하면서 베네수엘라의 경제가 크나큰 타격을 입었고 그 뒤로 재기하지 못하고 있다.


●자원의 저주를 극복한 나라들은 누가 있을까?
▶1. 노르웨이
1970년대 북해 지역에서 유전을 개발하게 된 노르웨이는 석유 수출로 유입되는 막대한 달러가 자국의 환율과 물가에 나쁜 영향을 끼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대규모 석유 기금 : 국부펀드>를 활용하여 자국의 화폐 가치가 급상승하는 것을 막고 석유 수익의 78%를 국가 세금으로 징수한 뒤 국부 펀드에 투자하고 있다. 2017년도 기준으로 약 1000조원 정도의 규모로 불어났고 유가 하락 등의 경제적 충격이 있을 경우를 대비하여 펀드 운용의 수익으로 <교육, 연구 개발, 보건>과도 같은 사회 인프라에 투자하고 있으며,해외 투자 및 자산별 지역별로 광범위한 분산 투자로 리스크를 줄이고 있다 한다.

▶2. 미국 역시 2014년 셰일 혁명으로 국내 자원이 개발되었지만. 미국은 애초 농업, 제조업, 지식산업 등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산업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곳이기 때문에 자원의 저주 극복은 아니지만 자원의 축복으로 사례로 넣었다.


★결론 : 자원이 많은 것이 축복일까 저주일까?
무엇이 자원을 축복으로 만들고 저주로 만드는 것일까? 자원이 많고 선진국&강대국의 지위를 누리는 수많은 나라들과 자원이 많지만 최빈국으로 연명하는 나라. 그리고 자원이 없음에도 선진국 & 강대국이 된 나라들까지 수많은 케이스가 있다.
결국 자원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그러나 가난한 나라에서 자원 매장량이 많으면 나라가 쉽게 망가지기 쉽다. 주변 국에서 자원에 대해 권리를 얻기 위해 부정부패한 인물을 옹호하고 정치를 주무르려 하기 때문이고 이에 내전 발생과도 같은 혼란에 휩싸이기가 쉽기 때문이다. 실제로 세계은행의 연구에 따르면 지하자원이 없는 나라의 내전 위험은 0.5%에 불과하지만 지하자원으로 먹고사는 나라에서는 23%나 된다고 한다.

역사에는 가정이라는 것은 없다고 하지만 만약 우리나라에서도 석유같은 자원이 발견된다면 어떨까?
석유가 난다면 당장 기분 좋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조금만 더 생각해 봤을 때, 우리나라가 지정학 적으로 강대국 틈바구니에 있는 것을 생각하면 득보다는 실이 많을 가능성이 높다. 심지어 과거 국력이 쇠약했을 때 자원이 발견되었다면 우리는 발전할 기회조차 얻지 못한 채 주변 강대국에 휘둘려 살며 종속되었을 수도 있다.

경제학자들은 국가 경제가 발전하는 조건으로 높은 기술 수준, 선진적인 제도, 풍부한 인적 자본과 물적 자본을 꼽지만 풍부한 천연자원을 경제 발전의 조건에 포함시키지는 않는다. 풍부한 자원은 기술혁신과 결합하면 축복이 되지만 자원만 믿고 비생산적인 소비활동만 늘리면 경제는 쉽게 망가지기 때문이다. 오히려 독일과 한국, 그리고 일본처럼 자원이 부족하더라도 기술투자에 집중하면 자원 부국들 못지않은 경제적 번영을 누릴 수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요즘은 4차 산업혁명 시대로 전환이 점점 빨라지고 있고 탄소 중립과 같은 세계적인 기후변화 대응과 같은 환경 이슈, 러시아 - 우크라이나 전쟁, 세계 지역 패권주의 확산 등 점점 불확실성이 커져가는 세계 상황에서 경제발전을 이어가려면 끊임없는 투자를 통한 기술 혁신을 이루어 나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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