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뉴스를 보다가 <2020년 도쿄 올림픽의 적자>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도쿄 올림픽은 시작 때부터 일본 내에서도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걸로 기억한다. 여기에 코로나 바이러스까지 덮쳐 일본 내에서 반대 시위가 많았다. 이런저런 이야기 끝에 1년 연기도 되다가 결국 관중 없이 진행하여 엄청난 적자가 남고야 말았다. 이럴 거면 정말 왜 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문득 궁금하여 올림픽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보다 보니 사실 이런 올림픽 개최국의 적자 행진은 일본에게만 국한된 것은 아니었다. 개최한 국가는 대부분 적자 투성이었다.
그러다가 <올림픽 저주>라는 단어를 알게 되어 무슨 말인지 궁금하여 조사 후 포스팅으로 남기려고 한다.
●올림픽의 저주란 무엇인가?
막대한 비용을 들여 올림픽을 주최한 국가가 올림픽 종료 후 엄청난 규모의 빚더미에 앉는 현상이다.
2012년 발표된 옥스퍼드대 연구보고서는 1992년 이후 20년 동안 올림픽을 개최한 도시 가운데 적자를 기록하지 않은 곳은 단 한 군데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개최 비용은 당초 예상보다 평균 3배가 늘어났다. 대부분 올림픽 개최도시에서는 올림픽 이후 경기침체현상을 겪었다.
●올림픽의 저주의 사례
수많은 나라들이 올림픽을 치르고 적자를 본 사례 몇 개를 공유해본다.
▶1976 캐나다 몬트리올 올림픽
경기장 건설에 따른 대규모 예산 초과 때문에 발생한 막대한 적자와 부채가 발생했다. 12억 2800만 달러의 적자를 냈고, 100억 달러가 넘는 부채가 남았다. 몬트리올은 2006년까지 30년간 특별세를 거둬 이 빚을 갚아야 했고, 이 때문에 퀘벡 자치주까지 큰 타격을 입었다.
▶1998 나가노 동계 올림픽
일본은 약 5조 원의 적자를 보았다.
▶2004 그리스 아테네 올림픽 → 2011년 그리스 경제위기
그리스는 당초 올림픽 예산으로 16억 달러를 책정했지만, 정작 올림픽이 끝나고 보니 10배에 달하는 160억 달러를 쓴 것으로 드러났다. 90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고, 그리스 경제위기의 단초를 제공했다.
▶ 2010년 밴쿠버 동계 올림픽
5조 원의 적자
▶2012년 런던 올림픽
런던은 최종적으로 118억 달러의 적자를 보았으며 올림픽으로 인한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런던 시민들은 10년간 가구당 40만 원의 올림픽 분담금을 부담해야 했다고 한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 브라질 경제 불황에 리우시는 파산에 이르렀다.
올림픽으로 흑자를 본 사례는 거의 없다시피 하다. 여는 족족 적자에 빚 투성이인 셈이다.
●올림픽의 저주는 왜 일어나는 것인가
▶1. 예산 계획 실패 : 모든 곳이 그런 건 아니겠지만 통계를 봤을 때 예상한 비용 대비 초과된다.
IOC에서 제시하는 엄격한 기준도 있다지만 결국 개최 도시의 계획이 치밀하지 않아 생기는 문제라고 생각이 든다.
왜 예산이 항상 초과가 되어 버리는 것일까?
사실 이런 계획에 대한 조사는 주최국과 주최 지자체에서 민간 연구소에서 의뢰한 결과물로 이들의 의도에 맞게 경제적 효과를 과장하거나 왜곡할 가능성도 있으며 유리한 부분만을 분석 대상으로 삼는 선택의 오류를 범하기도 한다.
※비용은 과소평가하고 효과는 과대평가하는이유는 연관된 스포츠 관료, 부동산 개발업자, 건설업자, 토지 소유자, 정치인들의 욕망이 그 원인이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올림픽 예산 범주에 포함된 것은 두 가지라고 한다. 운영 비용과 직접 비용이다. 운영 비용이란 대회 준비 과정과 행사 중에 직접적으로 발생한 것만을 말한다. 교통, 노동비, 운송 수단, 보안, 음식 공급, 의료 시설, 부대 행사 등이 그 예다. 직접 비용은 선수촌이나 국제 중계 센터, 취재석 등의 방문 국가를 위해 투자한 것을 말한다.
그러나 간접 발생 비용은 제외한다. 가령 항공, 철도 등의 사회 기반 시설이나 올림픽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기타 사업에 대한 투자가 그렇다.
그리고 이 예산 계획에는 올림픽 후 운영에 대한 것이 포함되지 않는다. 올림픽이란 것이 개최 비용은 엄청나지만 직접적인 수입은 크지 않다. 문제는 이런 인프라를 위해 무리해서 올림픽을 개최하려 돈을 사용했지만 대회 이후 그 인프라를 활용할 수 없는 경우다. 이 경우 해당 지역이 저개발 된 도시이며 아직은 그런 인프라를 활용할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관광객에 대비해서 건설한 호텔과 철도가 올림픽이 끝나자마자 텅텅 빈다면 망한다.
▶2. 올림픽 수익구조 : IOC만 돈 버는 시스템!
올림픽에서 얻는 수입은 TV 중계권 판매와 공식 후원사 선정, 올림픽 휘장을 이용한 상품화권(라이선싱 사업), 입장권 판매, 기념주화 판매 등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이 가운데 TV 중계권 판매와 공식 후원사 선정 등 두 가지를 쥐고 있다. 이 수입이 전체의 70%를 차지한다.
IOC는 스폰서 수입, 중계권료, 입장료, 라이센싱 등으로 벌어들인 돈의 50%가량을 올림픽 개최국 조직위원회(OCOG)에 보내고, 40%가량을 회원국의 국가 올림픽위원회(NOC)와 산하 스포츠연맹(IF) 등에 지원한다. 국가·연맹별로 등급을 나눠 차등 지급하는 시스템이다. 10%는 IOC에 고스란히 남는 돈이다.
올림픽을 독점해 온 IOC는 여름과 겨울 올림픽을 번갈아 개최하면서 천문학적인 수입을 올리고 있다. IOC가 지난해 말 발표한 올림픽 마케팅 팩트 파일에 따르면 IOC는 2009년부터 2012년까지 4년 동안 두 차례(2010년 겨울 밴쿠버, 2012년 여름 런던) 올림픽을 치르면서 80억 4600만 달러(약 8조 8870억 원)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2005년부터 2011년까지 벌어들인 54억 5000만 달러(약 6조 원)보다 26억 달러가 늘어난 수치다.
개최국과 도시는 적자와 빚에 허덕이지만 정작 IOC 혼자 돈 버는 왜곡된 수익 구조
●올림픽의 저주를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1. 영구 개최지 안
올림픽이 국가와 도시들을 순환하며 개최하는 시스템이 만들어진 것은 올림픽의 글로벌 공동체와 포용성 정신을 널리 알리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위와 같은 부작용들이 불거지자 최근에는 <영구 개최지> 구상이 떠오르고 있다.
그 대상지는 올림픽의 발상지 그리스 지역 등이 거론되고 있다고 한다.
▶2. 영구 개최 국가의 개최권 판매 안
IOC가 해당 국가에 영구 올림픽 개최지의 장기적인 운영권을 부여하고, 해당 국가가 4년마다 "스폰서"국가들에게 개최권을 판매하는 방법도 거론되고 있다고 한다.
▶3. 올림픽 사후 활용 (경기장과 같은 인프라 활용)
해외에서 올림픽 후 성공사례로 불리는 세 곳을 분석해 보면 올림픽 때 사용한 인프라 활용을 적극 실시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는 올림픽의 준비과정부터 사후활용에 대한 철저한 계획을 수립해야 하는 것이 대책이 될 수 있다고 생각이 든다. 그러나 개발 도상국은 시민의 생활 수준이 높지 않아 이마저도 힘들 수 있기에 올림픽 개최는 신중에 신중을 가해야 한다.
★결론★
한 때 <올림픽 개최국> 타이틀을 얻기 위해 많은 나라들이 유치 경쟁을 벌이던 것은 이제 옛 말이 되었다. 올림픽 개최를 통해 수많은 적자와 빚에 허덕이는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가 늘어남에 따라 사람들은 이제 자신들의 나라와 도시에서 올림픽 개최하는 것을 기피한다.
이렇게 부작용이 많은 올림픽을 왜 강행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결국 정치인들에게 좋은 선전도구로 이용되기 때문이다. 막대한 재정을 사용해 올림픽을 개최하는 이유는 정치적 목적성이다. 중국은 G2 등극 선포, 러시아는 푸틴의 재집권 강화, 일본은 ‘일본 부흥’이라는 정치적 효과를 노리며 올림픽을 개최했다. 그 외에도 스포츠 관료, 부동산 개발업자, 건설업자, 토지 소유자 등의 이익을 보는 자들이 존재한다.
실제로는 적자밖에 남지 않지만 장밋빛 예산 계획과 대책으로 시민들을 기만하여 개최를 유도한다. 그러나 국민들에게 쓰여야 할 예산들이 엉뚱한 이벤트에 소모가 되니 최종 부담은 고스란히 국민에게 전가된다.
여기에 많은 민주 국가들이 올림픽에 관심이 없어짐에 따라 최근 베이징 올림픽(중국)과 소치 올림픽(러시아)처럼 일부 독재 국가들의 정치적 정당성 및 과시와도 같은 대내외 전략을 위한 도구가 되어가고 있는 듯하다.
더군다나 이번 베이징 올림픽과 같이 대놓고 승부조작을 하고, 각종 정치적, 상업적 이해관계가 오고 가는 무대로 전락해 버리는 올림픽에, 정치적 중립조차 지키지 못하고 있는 IOC를 보며 점점 올림픽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다고 생각이 든다.
더 이상 예전의 <올림픽 정신>에 대한 이야기도 잊혀 가는 올림픽을 보며 안타까움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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