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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문득 - 국제&사회&정치&경제

가난한 UN과 돈 안내는 회원국들

by Yum맨 2023. 8.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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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국제 정치 책을 읽다가 UN은 만성적으로 재정 위기에 빠져 있다는 글을 보게 되었다. 믿기지가 않아서 추가적으로 더 찾아보았더니 정말 뉴스에서도 보도된 내용이었다.

UN은 현재 지구상에서 가장 큰 국제단체이고 무려 2022년 1월 기준 193개의 국가, 즉 거의 모든 국가들이 가입해 있는 곳인데 직원 월급도 제대로 줄 수도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한다. 대체 UN은 재정을 어떻게 조성하고 왜 회원국들은 분납금을 안 내는지 그리고 한국은 어떤지를 잠깐 조사해 보고자 한다. 

1. UN의 예산 구성
 - 의무 분담금, 사업 분담금

2. UN 재정이 가난해진 이유 
 -왜 분담금을 내지 않을까?

3. 한국의 UN 분담금
 -한국은 왜 분담금을 안 내고 있을까?

4. 글을 마무리하며

1.UN 예산(UN Budget) 구성

유엔 정규 예산 및 PKO 분담금은 2년 단위로 편성되며 총회의 승인을 받아 책정되는데, 이는 회원국이 납부하는 분담금으로 충당된다. 개별 회원국의 정규 및 PKO 분담률매 3년마다 18개국으로 구성된 분담금위원회의 권고를 거쳐 총회 제5위원회에서 결정된다.  (PKO란? United Nations Peacekeeping : 유엔 소속의 연합군 부대로 주요 분쟁지역이나 재난지역에 파병된다. 분담금은 그 특성상 예산 규모를 사전에 결정할 수 없다고 한다)

유엔 정규예산 분담률은 기본적으로 각국의 국민 소득(GNI: Gross National Income)에 비례하는데, 외채 부담이 큰 경우 연간 국민 소득을 외채 상환액만큼 축소 조정하기도 한다. 또한 각국의 분담률은 22%를 넘지 않고 0.001%보다 낮아지지 않도록 하는 상한과 하한을 두고 있다.  (미국 : 22%, 최빈국의 분담률은 0.01% 미만(동티모르 등))

[참고]22-24년의 유엔 정규예산 분담률 순위

①미국, ②중국, ③일본, ④독일, ⑤영국, ⑥프랑스, ⑦이탈리아, ⑧캐나다, ⑨한국, ⑩스페인 순이다.

이렇게 편성된 예산의 최대 소비 부분은 평화유지군을 비롯한 안보 관련 문제에 배정된다. 

위의 것들은 전부 UN의 [의무 분담금]에 속한다. 여기에 또 하나가 더 있는데 [사업 분담금]이라고 따로 각 나라에서 차출하는 금액이 존재한다.

 사업분담금은 UNDP(개발원조), UNFPA(인구 기금), UNICEF(아동 기금) 등 특정 목적의 사업추진을 위해 각국으로부터의 자발적 기여금에 의존하는 형식으로, 재원은 주로 선진공여국(donor countries)에서 제공하고 있다.
  - 분담률은 정해져 있지 않으며  선진국의 경우, 자국의 관심분야에 따라 기여액이 결정되나 주로 UN정규분담률을 상회하는 수준이다.(아래 예산 집행 표를 보면 사업 분담금이라고 명기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  사업분담금은 「자발적 기여금」으로 불리기도 하나 실질적으로 의무분담금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왜냐 하면  UNDP(개발원조), UNFPA(인구 기금), UNICEF(아동 기금)와 같은 UN 산하 기관들은 의무분담금이 청구되지 않고 회원국들이 기여하는 사업분담금 만으로 운영되는 기구로 운영되고 있기에 사업분담금은 실질적으로 의무분담금이 되어 버린다. (UN 산하 기관이지만 따로 예산이 책정되지 않고 기부금만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다...)

 


UN 재정이 가난해진 이유

UN이 가난해진 이유는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탈 냉전 이후 활발한 평화유지 활동이 늘어나면서 수요 대비 재정적 뒷받침이 부족해진 것이다.

두 번째가 핵심인데 간단히 말하면 회원국들이 분담금을 안내기 때문이다.  하도 회원국들이 분담금을 내지 않아서 2019년엔 유엔 사무총장이 기자회견을 열어서 제발 부담금을 내라고 호소를 한 뉴스 보도도 있었다.

사진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V8lbConPuMw

유엔 분담금을 납부하지 않으면 투표권이 상실된다. 예산의 최소 0.001%는 아무리 규모가 작은 후진국이라도 지불해야 한다. 

출처 :https://www.chosun.com/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2022/01/15/RK6BOMAETVANFBZD6L34BXCLJM/

유엔 회원국들은 지난 2019년 9월까지 UN의 전체 예산 가운데 약 70%의 분담금을 납부해, 지난 2018년 대비 같은 기간 78%보다 낮은 납부율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특히 최대 분담국인 미국(22%)이 2018년에 약 3억 8천100만 달러를 체납한 데 이어 2019년에도 6억 7천400만 달러를 아직 내지 않았다고 한다.

사진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V8lbConPuMw

재정이 부족하면 필연적으로 활동 축소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재정난에 시달리는 UN은 이미 공석이 된 자리를 채우지 않거나 콘퍼런스 및 행사 취소 등 경비지출을 조정하며 긴축운영을 해 오고 있다고 한다. 보도에 따르면 심지어 뉴욕 맨해튼의 사무총장 관저 매각도 진지하게 고민도 한다니 말 다 한 셈이다.

미납 국가 순위를 보면 1위 미국, 2위 브라질, 3위 아르헨티나... 멕시코, 이란, 이스라엘, 베네수엘라 등등등이 있다. 이 나라들은 왜 분담금을 안내는 것일까? 심지어 부자나라 미국이 1위를 당당히 차지하고 있어 당황스럽다.(심지어 2008년 기준으로는 전체 미납액 중 92%가 미국 체납분이다.)

왜 이들은 분담금을 안내는 것일까?

각자의 나라별로 사정이 다 있겠지만 미국의 경우를 한번 살펴보자. 미국은 왜 분담금을 안 낼까?

간단히 말하면 현 UN 체제에 불만이 있고 미국 자신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함이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의 재정 부담금에 대한 불만은 이들이 UN 재정의 대부분의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데 얻는 게 그만큼 없다고 여긴다.

상위 15개 국가가 총재정의 85% 이상 분담하고 있다 하지만 하위 100개 국가는 2% 정도만 부담하고 있다.

돈은 다 내는데 UN 총회 의사 결정에서 나머지 국가들의 수적 우세에 밀려 UN 재정의 많은 부분이 후진국을 위해 사용되고 있는 등  많은 가난한 나라가 재정 기여 없이 숟가락만 얹는 등 이른바 무임승차 하는 느낌을 받는 것이다.

그럼에도 강대국들은 UN의 재정적 독립성을 강화하는 제안에 반대하고 있다. UN이 독립적으로 재정 수단을 세워서 움직이는 것은 아무도 바라지 않는다 강대국들은 UN을 자신의 영향력 아래에 두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UN 분담금

한국의 분담금은 해마다 1000억 원 정도씩 올라서 23년 현재는 유엔 정규예산 및 PKO 예산 순위 모두 9위로 상승하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도 한국의 경제력이 상승할수록 분담해야 할 금액도 비례하여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출처 :https://www.index.go.kr/unity/potal/main/EachDtlPageDetail.do?idx_cd=1686#

2023년 기준 이 [의무 부담금]만 쳐도 약 3060억 정도 된다.

출처 :https://www.index.go.kr/unity/potal/main/EachDtlPageDetail.do?idx_cd=1686#

이런 유엔분담금 납부금이 높아져 가는 분위기에 상응하는 국제무대에서의 활동을 강화해 나가고 UN에서 얻을 건 얻어야 하는 것이 한국 외교부의 역할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UN이 발표한 2019년도의 분납금 체납국가 목록에는 한국도 포함되어 있다. (미납국 국가로 자주 등장한다)

출처 :http://heraldk.com/2020/08/31/un-%EB%B6%84%EB%8B%B4%EA%B8%88-3%EB%8C%80-%EB%AF%B8%EB%82%A9%EA%B5%AD%ED%95%9C%EA%B5%AD-%EA%B5%AD%EC%A0%9C%EB%A7%9D%EC%8B%A0/
출처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_print.asp?code=0200&key=20131215.99002075641

한국은 왜 분담금을 안 내고 있을까?

결론적으로  한국이 부담하고 있는 분담액이 너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UN 부담금 예산은 대부분이 외교부 예산(2019년도 기준 약 64.8%)으로 잡혀 있어서 국제 기금 분담금 예산을 늘리는 것은 외교부 예산을 늘리는 형태가 된다.

물론 분담금 자체는 외교부에 배당만 되고 바로 UN에 납부하게 되는 돈이지만, 예산 당국에서는 특정 부처의 예산을 급격히 증가하는 것이 다른 부처와의 예산 분배 형평성에 어긋나기 때문에 배정을 잘해주지 않는다고 한다.


4. 글을 마무리하며

요즘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서 보여주는 게 없는 UN은 미국의 대리인 이라던지 허수아비 단체라는 말이 많다. 점점 옅어지고는 있다지만 여전히 국제 질서가 미국을 중심으로 단극 체제의 형태를 보이고 있고 이때 UN과도 같은 다자기구 역할은 그 역할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배경에는 이런 재정적인 분담금에 따라 발언권이 세질 수밖에 없는 것 또한 알게 되었다. 미국이 가지고 있는 22%라는 분담금 비율은 한 국가가 UN을 컨트롤하는 것을 막기 위해 기존 25%였던 것을 22%로 줄인 것이었던 것이라는 사실도 처음 알게 되었다.

미국이 UN재정에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만큼 미국의 이익에 부합되지 않는 정책을 펼치면 바로 UN에 돈을 안 내버리니깐 UN 입장에서는 미국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입장인 것이다. 이 또한 자본주의라는 것을 또 한 번 느낀다.

여기서 한국이 UN에 재정적으로 기여하는 바가 시간이 지날수록 커지고 있는 것을 고려했을 때 한국이 힘은 없지만 중간 국가로서 강대국과 약소국 사이에 중재자의 역할을 수행하는 외교적 역량을 보여주면UN 내에서 입지를 다져 나갈 수 있는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 생각이 드는 바이다.


Appendix

https://www.mofa.go.kr/www/brd/m_4080/view.do?seq=371974 
 https://www.index.go.kr/unity/potal/main/EachDtlPageDetail.do?idx_cd=1686# 
 https://www.mofa.go.kr/www/brd/m_3874/view.do?seq=312368&srchFr=&srchTo=&srchWord=&srchTp=&multi_itm_seq=0&itm_seq_1=0&itm_seq_2=0&company_cd=&company_nm=&page=31 
대한민국 국가지도집 1. 2019
책 : 국제 정세의 이해 (제6 개정판)
https://ko.wikipedia.org/wiki/%EC%9C%A0%EC%97%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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