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정부는 인간의 미래를 위해 <탄소 중립 정책>을 선언하고 있고, 사람들은 <전기차>를 친환경의 대표적인 아이콘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에 언제부터인가 전기차는 자동차 산업의 트렌드가 되었고 카 메이커들은 앞다투어 내연기관 자동차 개발을 끝낼 계획을 발표하였다.
100년 이상 지속되어 왔던 전기차의 시대는 저물고 바야흐로 전기차의 시대가 온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한번 생각을 해 봐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전기차가 정말 <친환경>인가 하는 점이다. 물론 전기차 그 자체만으로는 탄소 배출량이 없다는 점에서는 친환경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전기차에 들어가는 구성품과 전기차의 유지에 쓰이는 전기, 그리고 배터리의 처리에 대한 부분이다. 오늘의 포스팅은 이 세 가지에 대해 간략이 조사 후 정리하고자 한다.
1. 전기차의 구성품이 어째서 문제인가?
2. 전기차를 유지하는 전기가 어째서 문제인가
3. 배터리 후 처리(폐 배터리)가 어째서 문제인가?
4. 결론
1. 전기차의 구성품이 어째서 문제인가?
여기서 말하는 구성품은 바로 전기 자동차의 핵심부품인 <배터리>에 관한 것이다.
배터리는 양극재·음극재·전해액·분리막 이른바 <4대 핵심소재>로 이루어져 있다.
4개의 핵심 소재 가운데서도 가장 중요한 소재는 양극 재다. 양극재는 용량과 출력 등 주요 특성을 결정짓는 핵심 소재이기 때문이다. 또한 배터리 원가의 40~50%를 차지하고 있어 원가 경쟁력을 결정짓는 소재이기도 하다.
양극재는 [리튬, 코발트, 니켈, 알루미늄] 등의 자원이 특정한 비율의 배합으로 구성된다.
딜레마는 여기서 발생한다.
이들 광물의 채굴 과정은 친환경과는 거리가 있다. 코발트와 리튬의 경우에는 채굴 과정에서 비소가 나와 지하수를 오염시키거나 추출 과정에서 점토와 황산을 섞을 때도 많은 황산 폐기물이 나온다. 게다가 제련 과정에서는 황산화물 등 대기오염 물질이 발생한다. 리튬 역시 채굴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지하수가 사용된다.
전 세계 코발트 물량의 70%가량이 생산되고 있는 아프리카 콩고 민주공화국이나 대량의 니켈 알루미늄이 채굴되는 중국 신장 지역 등에서는 환경 규제 따위 신경조차 쓰지 않고 채굴/ 제련에 쓴 황산 폐기물을 그대로 바다에 내보내고 있는 것이 밝혀졌다.
그리고 콩고 민주 공화국 코발트 광산 지역에서 채굴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약 11만 명에서 15만 명으로, 그중 7세에 불과한 어린이들도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이곳에서 종사하는 광부들은 장갑, 마스크, 작업복과 같은 기본적인 보호장비도 갖춰져 있지 않아 각종 피부염과 중 금속 폐 질환에 쉽게 노출되어 있는 게 현실이다.
배터리 원료를 채굴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과 인권 유린이
전기차 산업 발전이라는 친환경 산업을 위해 등한시되고 있다.
2. 전기차를 유지하는 전기가 어째서 문제인가
다음으로는 전기차의 유지에 관한 것이다. 유지란 배터리 충전에 들어가는 전기를 말하는 것이다. 우리가 쓰는 전기는 역시 모든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다 같이 쓰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친환경 / 화력 / 원자력 각기 비중에 따라 전기 충전을 할 뿐이다.
현재 기술과 환경의 제약을 받아 전제 전기 생산량 중 풍력, 수력, 태양력 등 친환경으로 만들어지는 전기는 전 세계 평균으로 잘 쳐 줘 봐야 10% 남짓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고 이마저도 선진국이 아닌 이상에야 친환경 전기는 거의 없다시피 한 것이 지금의 상황이다.
한국은 신 재생 에너지 발전이 크지 못한 지역적 특성도 있고 이제야 인프라를 구축하고 신재생 에너지 사업에 착수하고 있어 아직은 그 비중이 미비하다. 따라서 2020년 기준 원자력 발전(약 30%) 및 화력 발전(약 63%)의 친 환경적이지 못한 발전으로 전기를 생산하고 전기차의 충전에 쓰이고 있다.
즉 친환경 프레임을 가진 전기차가
친환경적이지 않은 전기로 유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고 전혀 효과 없는 것은 아니고 신 재생 에너지 비중이 낮은 한국의 경우는 내연기관 자동차 대비 약 절반 정도의 온실가스 저감 효과를 볼 수 있고, 신 재생 에너지 발전 비중이 높은 유럽에서는 조건에 따라 20~80% 온실가스 저감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아직 신 재생 에너지 발전 기술 성장이 현실에 따라가지 못하여
지금은 비록 전기 생산이 친환경적이지는 못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기술 및 인프라 공급이 나아질 것이고, 전기차는 더욱 친환경 적이게 될 것이다.
3. 배터리 후 처리(폐 배터리)가 어째서 문제인가?
전기차의 또 다른 문제는 급증하는 폐배터리 발생량이다. 일반적으로 전기차 배터리는 짧게는 5년 길게는 20년까지 사용하면 수명을 다한다. 다만 배터리 셀을 모두 쓸 수 없을 때까지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잔존 수명(SOH; State of Health)이 초기 용량의 70~80% 정도 남으면 주행거리 감소, 충전 속도 저하, 급속 방전 리스크 문제가 발생해 교체해야 한다.
환경부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10년간 전기차 폐배터리 누적 발생량은 약 42만 4,477개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를 그대로 폐기하면 안전 문제는 물론 큰 환경오염을 야기할 수 있다. 전기차 배터리에는 각종 중금속, 전해액 등이 포함되어 있어, 사용 후 배터리 매립 시 심각한 토양오염을 야기시킨다. 세계적으로 배터리를 환경 유해 물질로 지정하고 있고, 우리나라 국립환경과학원도 산화코발트, 리튬 등이 1% 이상 함유한 전기차 배터리를 유독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배터리에 들어 있는 리튬은 물이나 공기에 닿으면 급격히 반응하며 화재 발생 위험이 있다. 반드시 재사용·재활용해야 한다. 그나마 다행인 건 전기차엔 쓸 수 없더라도 배터리 자체의 성능은 60~70% 정도 남아 있다. 이 때문에 ESS(Energy Storage System)나 충전 주행거리가 짧은 농기계, 전기 자전거 등에 폐배터리를 다시 쓰는 방안이 주목받고 있다. 아예 폐배터리를 분해해 니켈, 코발트 등을 추출, 재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물론 세계적으로 전기차 폐배터리에 대한 정책을 내놓고 실천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정부와 대기업 중심으로 'K-배터리 발전전략' 등 관련 산업을 추진 중이나 법적 기반과 기술력 등이 아직 미흡한 상태다.
전기차의 배터리는 사용 후 재활용이 가능하게 끔 재공정을 거치던지 분해 후 원료를 재 추출하거나 다른 산업에서 쓰일 수 있도록 활용 방안을 모색 중이다.
그러나 아직은 기술이 부족하여 방치되고 있다.
4. 결론
우리는 이제껏 언론에서 그리고 정부에서 밀고 있는 친환경 전기 자동차의 뒷면에 대해서 잠시 알아보았다.
물론, 기술의 발전에는 항상 그 이면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우리 인간은 인간의 역사에서 거쳐온 수많은 산업화 과정에서 기술이 가졌던 양면성을 그대로 두지 않고 각종 사회적 합의를 통해 제도화하고 규제를 만들어서 종국에는 통제 가능한 수준으로 만들어 왔다.
전기차도 마찬가지다.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자동차로 나아가는 과도기인 현시점에서, 우리는 그 이면인 환경오염과 인권유린을 볼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사회는 점점 기업들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기업이 산업을 바꿀 수 있다면, 그들을 바꿀 수 있는 것은 문제의식을 갖는 소비자라고 생각한다. 소비자들의 사고와 관심이 소비재의 방향성을 바꾸는 것이 경제의 논리이기 때문이다.
물론 개인적 측면으로 바라볼 때 이 거대한 흐름에 당장 끼칠 수 있는 영향력은 미미하다. 그러나 우리는 인류와 환경, 지속가능성 문제에 관심을 갖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이는 새로운 기술과 해결책의 새로운 동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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