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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및 책 속의 글

[서평 : 소설 : 자기 앞의 생]무겁게 슬프지만 또한 아름다운 이야기

by Yum맨 2021. 8.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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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앞의 생은 출간된지 오래된 책이라, 나라별 출판사별 출간된 책들이 많더라

○작가 소개 :

세계 문학계에서는 3대 상이 있다고 한다. 【1. 스웨덴의 노벨 문학상 2. 프랑스의 공쿠르 상 3. 영국의 멘 부 커 상 】이 중 공쿠르 상은 한 작가에게 두 번은 주지 않는다라는 원칙이 있는 상인데, 유일하게 원칙이 깨진 사람이 이 "에밀 아자르" 다. 두 번 받은 것은 공쿠르 상을 받았던 로맹 가리라는 작가가, 에밀 아자르라는 가명을 써서 책을 출간했고 결국 에밀 아자르라는 이름으로 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즉 세계 문학 쪽에서의 위인 급 인물인 셈.

작가의 유명한 책으로 '자기 앞의 생',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마지막 숨결', '유럽의 교육', '하늘의 뿌리', '낮의 색깔들', '새벽의 약속', '마법사들', '밤은 고요하리라', '여인의 빛', '연', '가짜', '솔로몬 왕의 불안' 등이 있다.

○독서 동기 : 아는 사람이 추천 해 주어 읽게 되었는데 책도 워낙 유명해서 흥미가 동했다.

○주인공은 14살 먹은 어린 모하메드. 애칭으로 [모모]다. 모모는 창녀들의 아이들의 양육비를 받으며 돌봐주는 로자 아주머니 밑에서 성장한다. 로자 아주머니는 2차 세계대전에 유대인 수용소로 끌려갔던 아픔을 겪었던 사람으로 트라우마 때문일까, 예상치 못한 상황을 보면 쉽게 패닉에 빠지고 마는 성격이다.

주인공 모모는 남들보다 좀 더 깊이 생각할 줄 아는 소년이다. 가끔 홀로 암사자를 집에 들여오는 상상을 한다던지 우산에 [아르튀르]라는 이름을 붙이며 거리에 나간다던지 하는 어린아이의 면포도 보이지만, 어린아이 답지 않게 본인만의 생각을 남들보다 빨리 깨우쳤다.

책은 모모가 독백하듯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잘 표현해 내면서 모모가 관찰하고 느낀 것들을 적는데 보고 있으면 이것이 과연 14살의 소년이 할 법한 생각이 아님을 알게 되어 더욱 마음이 무거워짐을 느낀다.

예로 들어 몇 개를 적으면 "나는 살아가기 위해서는 아주 일찍부터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시간이 지나 능력이 떨어지면 아무도 도와줄 사람이 없게 된다", "아직 위험한 나이가 되지 않은 아이들은 의심 없이 환영받는 법이다 불량배가 되기에는 아직 어린아이를 보면 안심이 되는 모양이다",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것은 괴로운 일이다."등이다.

책에 나오는 지역은 등장인물들이 프랑스 본토인이 아닌 북 아프리카계, 중동 등 대다수가 이민자들인 걸로 보아, 프랑스의 이민자들의 주거지역으로 보인다. 모모는 심심할 때마다 집에서 나와 이 거리를 거닐며 때로는 일탈을 일삼고 때로는 돈을 벌러 길을 나선다. 가끔 물건을 훔친다던지 정도의 일탈을 하긴 하지만, 마약만큼은 하지 않는 등 자신만의 선을 가지고 있다.

어른이 되어야만 했던 아이를 보는건 늘 안타까움을 느낀다.

시간이 지나 나이가 너무 많이 들어버린 로자 아주머니는 점점 정신이 오락가락 하더니 치매 증상이 나타나며 모모의 생계가 위협을 받게 되는데, 평소 친분이 있던 동네 사람들이 로자 아주머니를 보살펴 주는 등 많은 도움을 준다. 동네 사람들은 노인, 은퇴한 아저씨, 여장남자 등 분명 잘 살지는 못하지만 따뜻한 마음과 태도를 가진 사람들이다.

결국 병의 진행이 심각해 지자 평소 로자 아주머니를 진찰하던 의사인 카츠 선생님은 로자 아주머니를 병원 시설로 데려가서 치료받게끔 하려 하지만 평소 삶의 마지막을 그저 숨만 붙게 해주는 병원에서 보낼 수 없다는 로자 아주머니의 말을 따라 모모는 카츠 선생님에게 병원으로 데려가지 말아달라고 부디 안락사를 해달라고 간청한다.

"로자 아줌마를 고통스런 생에서 구해주세요 생이란 것은 아줌마를 엉덩이로 걷어차버렸어요. 그놈의 알지도 못하는 하느님 아버지란 작자 때문이에요. 그 작자는 어찌나 잘 숨어 있는지 낯짝도 안 보여요. 그 낯짝을 재현시키는 것조차도 안된데요" 분명 어린아이를 사고를 넘는 말이자 그러나 어린아이라서 할 수 있는 말로 카츠를 몰아붙이지만 카츠는 안락사는 불법이고 자신에게는 권리가 없다며 단지 시간만 유예해 준다.

모모는 마지막으로 로자 아주머니의 먼 친척이 이스라엘로 로자 아주머니를 데려간다고 거짓말을 하며 시간을 벌지만 피하고 싶은 현실은 언젠가 찾아오는 법. 결국 로자 아주머니는 삶을 마감하고 모모는 건물 지하실에 로자 아주머니가 만든 유대인 피난처로 아주머니를 옮긴 뒤 향수로 냄새를 가릴 수 없을 지경의 악취로 사람들에게 발견될 때까지 함께한다.

이후 모모는 나딘에게 입양되는 걸로 마무리되어 나름 해피엔딩이라면 해피 엔딩일까 결국 씁쓸한 감정이 든다.

사람은 사랑할 사람 없이는 살 수 없다. 사랑해야 한다.

사람은 사랑해야 한다.

○욤맨의 별점 : ★★★★ : 별 4개! (끝이 보이는 이야기. 비극을 담담하게 그려내는 게 더욱 마음에 들었다.)

살짝 어두운 분위기의 문체가 딱 내 취향이다. 책이 1970년도에 첫 출간이 되었다는데 지금 읽어도 세련된 묘사와 작중 캐릭터들의 심리 표현 등 몰입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내가 이 책을 좋아하는 이유는 매우 현실적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로자 아주머니의 치매 과정과 죽음 등 등장인물들의 생사가 책 안에 자연스럽게 담겨 있어 좀 더 현실감이 느껴지고 몰입할 수 있었다.

그러나 문학적인 것과는 별개로 모모의 눈으로 본 당시의 프랑스를 조금 엿볼 수 있었다. 책에서 나온 것들 중 무거운 주제가 더러 있었는데, [안락사가 금지되어 있다는 것과, 단지 서류가 불일치 하단 이유로 모모가 학교에 입학을 못한다는 것, 그리고 창녀의 자식은 다른 곳으로 입양되어야 한다는 것] 등이다.

프랑스는 인종의 용광로라는 별칭을 가질 정도록 이민이 많은 나라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책이 쓰여질 당시 그러니까 1970년대와 80년대 집중적으로 유입된 이민자들이 경기침체를 겪고 프랑스 사회에의 부적응 등으로 인해 실업자와 빈민의 처지로 전락했고 아마 이민 온 사람들 중 궁여지책으로 몸을 팔기도 한 사람들이 많지 않았을까 추측할 수 있었다. 작중에서도 모모 같은 아이들이 많았다가 시간이 지나며 점점 줄어들었다고 묘사하고 있다.

프랑스 인구 자료 (나무위키 출처)

책을 읽으면 모모와 같은 아이는 사회가 만들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모모와 같은 아이들은 더 이상 생기지 않길 바람이 드는 책이다.

연극도 있고 영화도 있는데 얼마전에 넷플릭스에서 또 만들어졌다고 하니 한번 챙겨 봐야겠다. 내가 생각한 모모와 로자 아주머니랑 뭔가 이미지가 다르긴 한데, 로자 아주머니를 연기한 소피아 로렌 배우님이 엄청나신 분이란 이야기를 보았다. 기대가 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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