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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및 책 속의 글

[서평 : 소설 :푸른 세계]나의 두 번째 생일 : 인디고!

by Yum맨 2021. 8.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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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어 원문도 똑같이 " El mundo azul. Ama tu caos 푸른세계 : 너의 혼돈을 사랑하라 " 이다.

○작가 소개 : 알베르트 에스피노사. 1973년 바르셀로나 출생. 배우이자 영화감독, TV·영화·연극 시나리오를 쓰는 작가, 그리고 화학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이다. 14살 때 암 선고를 받고 그 후 10년간 여러 병원을 전전하며 수술과 치료를 받았다 에세이인 『나를 서 있게 하는 것은 다리가 아닌 영혼입니다』가 큰 성공을 거두었다.  소설 작품인 『네가 날 한 번 불러준다면 널 위해 모든 걸 버릴 거야』와 『웃음을 찾는 나침반』역시 모두 베스트셀러를 기록했다.  『세상을 버리기로 한 날 밤』은 그의 첫 번째 소설로 그만의 유머와 애정, 진심이 담겨 있으며, 출간 직후 8만 부 판매를 기록했다.(다재다능한 인물이다. 이런 사람을 폴리 매스라고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독서 동기 : [마음 챙김의 시 : 수오 서재 출판사]에 나오는 "혼돈을 사랑하라"라는 시를 보고 흥미가 생겨 이 책을 사게 되었다. 당연히 나는 시집인 줄 알았지만 책을 보니 소설이었다.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채 1주일도 안된다면 우리는 어떤 생각이 들까? 어느 고명한 철학자는 곧 죽는다 할지라도 사과나무를 심는다고 하지만 보통사람이라면 아마 당장 패닉이 올 것이고 혼란과 혼돈에 빠지고 말 것이다.


여기 이 책의 주인공은 생일을 앞둔 17살 먹은 소년이다. 그는 병원 주치의로부터 이제 3~4일 밖에 남지 않았다고 들었다. 물론 남은 것은 그의 생명을 뜻한다. 작중엔 명확하게 나오는 것은 아니나 병원에서 오랫동안 입원해 있었던 묘사가 있다. 주치의가 마지막 가는 길 통증을 줄여줄 테니 병원에 남아 있을 것인지 물어보자

"병원에서 의사들은 죽음에 대해 이야기할 때 죽음이라 이야기하지 않고 통증이라고 이야기한다. 나는 죽는 것이 두렵지만 그렇다고 그 마지막 순간에는 의식이 깨어있기를 바란다. 그 마지막 순간을 놓치기에는 너무 많은 일을 겪었다."며 바로 병원을 나가버린다. 목적지는 병원에 있던 누군가가 [그랜드 호텔]이라는 곳에 대해서 알려준 것이 기억난 주인공
그가 들은 그랜드 호텔은 아무나 갈 수 있는 곳이 아닌,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사람만이 갈 수 있는 곳이었다.

소년은 그랜드 호텔에 가기로 결정한 뒤 바로 출발한다. 비행기로 도착하고 보니 그랜드 호텔은 하나의 섬이었고 바로 가는 게 아니라 섬이 보이는 등대에서 머물러야 했다. 주인공은 등대에서 주인공과 비슷한 처지의 여러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개를 데리고 있는 소년, 사지가 없는 소년, 한쪽 눈을 반창고로 가린 소녀, 조각하는 노인과 출산을 앞둔 어머니, 그리고 비행기에서 만난 소녀 등 나이가 어린 소년 소녀를 비롯 그곳에 있는 모든 이들은 모두가 세상에 대해 자신만의 깨달음을 얻은 현인이었다. 주인공은 이들을 한 명 한 명 만나고 또 보내며 그들이 깨달은 것들을 배우고 자신의 것들로 만들면서 주인공 그 자신만의 깨달음을 완성해 나간다.

종착지(그랜드 호텔) 앞 잠시 머물다 가는 등대 : 이곳에서 수 많은 앞서가는 이들을 보내야만 했나

○욤맨 별점 ★★★★ : 별 4개! 죽음을 다루는 소재와 구도자의 자세로 내용을 풀어나가는 것이 딱 내 취향이다.

내가 죽음에 대한 소재를 좋아하는 이유는 죽음에 대해 생각하면 내 인생에서 진정 바라는 것, 진정으로 나에게 필요한 것이 무언인가를 생각하게 되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구도자의 자세를 가진 캐릭터이다. 마치 불교의 [화엄경]에 나오는 [선재동자]처럼 스승을 찾아 배우고 또 배우며 자신의 깨달음의 길로 나아간다.

책의 이름에서 이 "푸른색"은 [인디고]라는 단어와 함께 나온다 [인디고]는 푸른색 색조를 뜻한다. 책에서 개를 데리고 다니는 소년에서 듣기를 "이 세상에 푸른색 영혼을 가진 사람들이 존재한다고 믿어요. 그들은 이상할 정도록 지혜롭고 감수성이 풍부하지요 그들은 세상을 바꿀 수도 있어요." 그리고 주인공 역시 마지막에 깨달음을 얻어 내면에 푸른 세계의 탄생으로 "인디고 소년"으로 거듭난다.

"사실 모든 사람에게는 두 번의 생일이 있다. 하나는 태어난 날이고 다른 하나는 삶을 깨우는 날이다. 오늘 나는 삶을 깨웠으니 내 두 번째 기념일이다. 마지막 생각은 내 혼돈에서 나왔다. [그래 한번 해보자] 이 말이 항상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이어야 하리라. 바로 그 순간 푸른 세계가 내 안에서 폭발했다."

200p도 안 되는 작은 책이지만, 이 책에서 나는 내 삶에서 진정 의미 있는 것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얻었다. 힘들고 지친 이에게 잠시 위안을 줄 수 있는 책. 추천이다.

끝으로 [혼돈을 사랑하라] 시를 남기고 마무리 짓겠다.

혼돈을 사랑하라

세상이 가르쳐 준
모든 규칙을 잊으라.
너 자신의 세계를 창조하고
너 자신의 언어를 정의하라.
너의 혼돈을 억압하는 대신
사랑해야 한다.
만약 너의 혼돈을 사랑한다면
이 세상은 해답을 주지 못할 것이다.
해답은 네 안에 있다는 걸 발견하게 될 것이다.
너의 가장자리를 두려워하지 말라.
누군가가 너를 이해할 수 없다고 하면
그에게 말하라.
‘나의 혼돈을 사랑하라’고.
너의 혼돈에 질서를 주입하려고 하는
세상에 반역하라.
네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세상을 힘껏 두드려야 한다.
두려움은 단지
아직 풀리지 않은 의문에 불과할 뿐,
네가 해답에 다가갈수록 우주는
너와 놀이를 하며
너로 하여금 질문을 잊게 할 것이다.
너 자신이 돼라.
남들이 원하는 사람이 되면
정복당할 것이니,
너의 혼돈을 사랑하라.
너의 다름을 사랑하라.
너를 다르게 만드는 것
사람들이 너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는 것
사람들이 너에게 바뀌기를 원하는 것
너를 유일한 존재로 만드는
그것을 사랑하라.

-알베르트 에스피노사 〈혼돈을 사랑하라〉 (류시화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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