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주말마다 인덕원에 가기 위해 서울 4호선을 이용한다. 집에서 가려면 2호선에서 4호선으로 환승을 해야 해서 사당으로 가는데, 사당에는 모든 4호선의 하행선 열차가 과천으로 넘어가는 게 아니라 사당 종착과 오이도행 열차가 번갈아가면서 온다. 번갈아 오면서 오는 빈도도 많고, 연속으로 사당 종착인 경우도 더러 있어 이럴 때마다 답답한 마음이 들던 중 이번 기회에 왜 그런지 한 번 조사해 보고 공유하고자 포스팅을 작성한다.
▶문제의 결과를 말하기에 앞서서 그 배경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야 이해가 가능할 것 같아, 조금 지루하더라도 배경을 적어 보겠다.
●서울 지하철 4호선은 2022년 2월 기준 당고개에서 오이도까지 총 48개의 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얼핏 보기에는 모두 서울 지하철 노선이지만 사실 자그마치 <서울 지하철 4호선>과 <과천선>, <안산선> 3개의 노선이 하나로 합쳐진 것이다!
●3개 노선이 합쳐진 것이 무슨 문제인가? : 이 3개의 노선 <서울 지하철 4호선>과 <과천선> <안산선>은 각기 따로 운영되던 것이 하나로 합쳐진 것이었는데 각 운영사의 구성은 [서울 교통공사]와 [한국 철도 공사(KORAIL)]두 곳이었다.
▶이 운영사를 말하는 이유는 이 두 곳의 진행 경로가 법적으로 반대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법은 <도시철도>와 <국유철도>로 나뉘어 있다.
※도시철도 (지하철) : 우측 통행/ 국유철도(기차 및 서울 1호선) : 좌측 통행
▷열차의 진로가 좌측이었던 이유는 일제 시대의 잔재라고도 하고, 우측으로 바뀐 것은 교통체계를 미국식을 따라가기 위함이라고도 한다.
▶각기 진로 방향이 달랐던 노선들에, 1994년 과천선이 사당까지 열차를 연장하여, 기존 서울 4호선과 직결되는 것으로 결정을 했다고 한다.
▶직결하는 것으로 결정한 것 까지는 좋은데 당시 운영 주체도 다르고 통행 방향, 신호 체계, 전류 공급 방식까지 달랐던 두 노선이 직결 운행해야 했기에 이는 당시 어떻게 직결해야 하는지 기술적 / 법적 과제가 되었을 것이다.
당시 이런 직결에 대한 논의도, 도시철도의 크기 규격이 일반철도와 완벽하게 호환되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어쨌든 이런 기술적/ 법적 논쟁이 치열했고, 당시 서울 지하철 공사와 철도청은 서로 자기 쪽 통행 방향으로 운행을 해야 한다고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다투다가, 결국 서울시내 구간은 우측통행에 직류, 서울시외 구간은 좌측통행에 교류로 별개 관리한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고 한다.
▶그 결과 요런 꽈배기굴이 생기고 말았다. 서울 메트로 구간은 우측/직류로 사용하고, 철도 공사 구간은 좌측 / 교류로 운영하는 방침이다. (법적인 문제를 해결 가능)
※꽈배기 굴이란? : 지하철의 통행방향을 바꾸기 위해 설치한 입체 교차 터널
△문제점 : 꽈배기 절연구간에 잠시 실내 등이 어두워지고 속도가 떨어진다는 문제는 있지만 미미하여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고, 안전상으로도 문제가 없다.
△의미 : 불합리한 법률과 시 경계 집착이라는 지자체와 운영 주체의 의견 대립을 열차의 진행로를 꼬아서 물리적으로 해결한다는 성공적인 사례라고 한다.
●자, 남태령에서 운영사가 다르고 운영 방식도 다르고 꽈배기 굴이 있다는 점도 알겠는데 본 포스팅의 주제인 사당행 열차가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직교류야 직교류 겸용 차량을 뽑으면 되고, 신호체계 역시 열차에 ATS/ATC 설비를 모두 달면 상관이 없기 때문에 아예 열차를 새로 뽑거나 개조를 하면 된다. (기술적인 점은 해결된다는 것)
실제 사용 사례도 충분하다 : VVVF 전동차인 한국철도공사 341000호대 전동차와 서울교통공사 4000호대 VVVF 전동차
그러나 직교 겸용과 ATS/ATC 겸용 차량의 가격이 비싸다 보니 서울특별시에서는 굳이 자신들이 관할하지 않는 구간을 위해서 돈을 더 쓸 필요를 느끼지 못해서 일부 차량을 직류 전용으로 발주하게 된다. (이 모든 것의 결과는 남태령 이남으로 가는 모든 이용자들이 느끼는 불편함으로 나오고 있다.)
그 결과 직류 전용 차량 26개 편성 + 직교류 겸용 차량 26개 편성이 되었고, 2022년 현재 폐차 및 결번 차량 2 편성이 발생하면서 총 50 편성이 재적되어 있다.
★결론 : 서울 교통공사에서 운영하고 있는 4호선 열차의 절반이 직류 전용이라 남태령까지 밖에 운행을 못하기 때문에 번갈아 가면서 사당에서 회선 할 수밖에 없고, 남태령 이남으로 내려가는 지하철 이용자는 결국 두 배의 시간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모든 것의 원인이라고 말 할수 있는 것은 도시 철도 및 국유 철도의 법 체계를 정할 때, 일원화를 무시하고 복잡하게 제정한 것이 근본 원인이라 볼 수 있다. 물론 당시의 시대 상황을 고려 했을 때 사회적 비용이 엄청났기에 우리의 선조들은 일원화를 하지 못했던 걸로 보이지만 결국 문제가 남은 채로 현재까지 온 셈이니 못내 아쉬운 점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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