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전남 해남에서 꿀벌들이 사라지고 있다는 뉴스가 한창 이슈가 되었다. 도대체 해남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길래 그 많은 벌들이 다 사라지고 있는지 잠시 조사 후 포스팅을 해보려고 한다.
사실 꿀벌의 개체 수 감소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2006년부터 시작된 전 세계적인 이슈였었다.
●꿀벌과 우리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그런데 꿀벌이 실종되고 개체수가 줄어드는 것이 나랑 무슨 상관인가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맛있는 꿀을 못 먹거나 양봉업자가 손해 보는 것 말고 어떤 영향이 있을까?
사실 꿀벌과 인간은 각별한 사이라고 말할 수 있다.
배경지식으로 알아야 하는 것으로, 우리가 먹는 농작물 대부분이 재배 과정에서 꿀벌의 도움을 받는다. 농작물을 기를 때 수분이라는 것이 있다. 여기서 말하는 수분(受粉)은 꽃가루가 식물에 전이되어 수정을 거쳐 유성 생식(열매)에 이를 수 있게 하는 과정을 말한다. 꿀벌은 꽃에 있는 꿀을 가져갈 뿐만 아니라 꽃가루를 온몸에 묻혀 "화분"으로 만들고 이 꽃 저 꽃 돌아다니며 <충매화>로 알려진 수분 방법으로 인간의 농작에 도움을 준다.
꽃가루를 옮기는 꿀벌의 멸종은 곧바로 농작물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지구에 존재하는 식물 중 곤충을 매개로 수분하는 '충매화'의 약 80%가 벌에 의존한다. 또 벌은 전 세계 식량의 90%에 해당하는 100종의 농작물 중 70여 종의 수분을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약 벌이 사라지면 사과와 아몬드, 블루베리 등 인간의 식량 작물 생산이 줄 수 있다. 수분을 매개하는 꿀벌이 사라지면 사람의 힘으로 꽃가루받이를 해줘야 한다.
먼저 꿀벌의 개체수가 급감하면 수분이 필요한 농작물 생산량이 크게 감소하게 되어 세계적인 식량난이 발생하고 그다음으로 특정 식물 종에 의존하는 초식동물이 영향을 받는데 많은 식물이 사라지면서 초식동물의 개체수가 급감할 수 있다. 초식동물의 개체 수 감소로 인해 초식동물을 먹이로 삼는 육식동물은 즉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즉 꿀벌이 일으키는 도미노 현상은 그 여파가 세계적으로 어마 무시한 것이다.
●꿀벌은 왜 사라지는가?
어떤 뉴스 기사에서는 "지구 온난화"를 이유로 꼽기는 했다. 그 말이 틀린 것은 아니나 현재까지 연구에 의하면 꿀벌이 사라지는 이유는 여러 가지 현상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기에 우리는 다각도로 접근해야 한다.
지금까지 드러난 이유로는 크게 네 가지로, <지구 온난화>, <농약>, <기생충>, <전염병> 이렇게 나눌 수 있다.
<지구 온난화>
꿀벌들이 지구온난화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기온이 낮은 지역으로 이주하지 못해서 죽어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 기후로 갑자기 기온이 내려가거나 비가 많이 쏟아지면 적응하지 못해 쉽게 죽을 수 있으며 발육 또한 더뎌진다. 그리고 지구온난화로 꽃이 피고 지는 기간이 짧아져 꿀벌이 꿀을 모을 수 있는 기간도 짧아지는 것이 원인이 된다고 한다.
게다가 이상기후로 겨울에도 날이 따듯해 꿀벌들이 나왔다가 급격한 기온 변화로 인해 체력이 고갈되어 죽는다는 분석도 있다.
<농약>
니코틴계의 신경 자극성 살충제인 네오니코티노이드(Neonicotinoid)가 함유된 농약도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영국 연구진이 벼룩잎벌레 등 해충을 죽이는 데 사용되는 살충제를 20㎢ 면적의 농장에 뿌렸더니 일벌 24%가 줄어드는 등 꿀벌 개체 수가 급감했다.
네오니코티노이드의 경우, 농작물 재배에 있어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데, 농약은 꿀벌의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이로 인해 약해진 꿀벌들은 겨울을 나지 못해 줄줄이 죽어간다는 분석과 함께 이 물질은 농작물의 수분을 매개하는 꿀벌들의 기억과 위치 파악 기능에 혼란을 일으킨다. 그래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잊어버리고, 꿀을 찾아야 하는 능력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네오니코티노이드는 이미 유럽에서 사용 금지가 된 농약(살충제)이다.
<기생충>
응애는 벌에 달라붙어 체액을 빨아먹는 대표적인 꿀벌 기생충으로 벌의 성장을 방해한다. 또 농촌진흥청, 농림축산검역본부, 지자체, 한국양봉협회가 합동으로 조사한 결과, 응애 피해가 심해지자 양봉업자들이 응애 살충제를 최대 3배 이상 과도하게 뿌리는 등 방제를 강하게 하면서 꿀벌이 줄어든 영향도 있다.
<전염병>
대표적인 전염병이 2010년대 초반 한국을 강타한 '낭충봉아부패병'이다. 낭충봉아부패병은 벌의 애벌레에 기생하는 바이러스다. 감염된 애벌레는 번데기가 되지 못하고 거멓게 변한 뒤 말라죽는다. 벌은 죽은 애벌레를 벌통 밖으로 버리는 특성이 있는데 바이러스에 감염된 벌통 앞에는 말라죽은 번데기가 수북이 쌓이게 된다. 결국 일벌 수도 줄어 한두 달 안에 빈 벌통만 남는다.
벌은 반경 2~3㎞ 지역에 있는 꽃을 옮겨 다니며 꿀을 벌통으로 갖고 오는데 이때 바이러스 전염이 발생한다. 벌의 이동을 막아 방역하는 것도 쉽지 않아 하나의 벌통에서 바이러스가 발견되면 주변으로 퍼지는 일은 시간문제다.
어떤 경로를 통해 바이러스가 유입됐는지 모를 뿐 아니라 뚜렷한 대안도 없었다가 2019년 농촌진흥청에서 살아남은 벌들에게서 면역이 강화된 개체를 연구하여 현재는 전염병에 내성이 강한 개체의 꿀벌을 보급 실시했다.
하지만 전염병이 낭충봉아부패병 하나만 있는 것도 아니고, 언제 어디서 이런 전염병이 퍼질지 모르니 항상 유의해야 한다.
<기타>
휴대폰과 같은 전자파에 노출된 꿀벌이 방향감각을 상실했다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미국 농무성의 발표에 따르면 휴대전화와 CCD(꿀벌들이 어떠한 원인 모를 이유로 갑자기 사라지는 현상) 사이에 어떤 관계도 없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태양광 시설로 인한 이유도 제기되었지만, 꿀벌이 영향을 받을 정도의 태양광과 전자파라면 같은 공간에 서식하는 새나 곤충 역시 동일한 영향을 받았어야 하는데 꿀벌 외 태양광 사업으로 인한 야생동물 피해사례는 보고되지 않았고 그 인과관계에 대한 데이터가 없다고 한다.
대책에는 무엇이 있을까?
이 모든 원인들은 사실 인간 때문이다. 짧은 시간에 대량의 식량을 생산하기 위해 농약을 뿌리고, 거기에 기후 변화까지 더해서 곤충이 살 수 없는 상황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현재 이야기되고 있는 대책들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기후 변화를 막는 탄소중립이다. 두 번 째는 살충제 살포에 대한 것이다. 꽃이 피어있는 기간 동안에는 가급적 살충제를 뿌리지 않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그리고 현대 양봉 조합에서 이야기되고 있는 것으로는 꿀벌 품종 개량, 지능형 벌통 구축, 환경 데이터 분석 등이 있다.
★결론 : 사실 꿀벌의 개체수가 급감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에는 나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줄 알았고 그저 꿀 혹은 양봉 업자들의 피해를 나라가 어떻게 보상 혹은 대책을 세우는지가 궁금했었다.
그러나 알아보니 꿀벌은 세계적인 이슈이고 인류의 식량 및 생태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엄청난 존재였었고 이토록 짧은 시간에 많은 개채수가 급감하는 것이 단 하나의 이유가 아닌 복잡 다단한 이유가 한꺼번에 들이닥쳐서 이루어진 것이라 하니 놀라울 따름이 아닐 수 없다.
이에 따른 대책 역시 한순간에 바뀌지 않으리라는 것을 안다. 기후와 / 품종 개량 / 스마트 양봉 시스템 / 친환경 농약 개발 등 여러 연구와 사회적 합의 그리고 많은 사람들의 실천이 따르는 어려운 일임을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봐도 느껴지는 것들이다.
하지만 인간의 식량 안정화 및 생태계를 위해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기에 이는 언론의 홍보를 통해 사람들로 하여금 인식하게 하고, 정부가 중간에 조율을 잘해줘서 행정력이 들어가야 하는 수밖에 없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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