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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및 책 속의 글

서평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고 있는가> 사라질 수 없는 기아

by Yum맨 2022. 9.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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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욤맨의 별점 : ★★★ : 별 세 개! : 세상의 다른 곳에서 일어나는 적나라한 이야기. 우리가 관심 없어하는 <냉혹한 세상의 이면>을 보는 것이 불편할 수 있지만 그 또한 우리가 사는 세상이다. 다만 현실적으로 기아는 결코 사라질 수가 없으리라는 것 또한 알게 되어 마음이 아파오는 책.


●작가 : 장 지글러 (1934~)

2000년부터 2008년 4월까지 유엔 식량특별조사관으로 일했으며, 현재 유엔 인권위원회 자문위원회 부의장을 맡고 있다. 국제법 분야에서 인정받는 학자이자 실증적인 사회학자로, 인도적인 관점에서 빈곤과 사회구조의 관계에 대한 글을 의욕적으로 발표하는 저명한 기아문제 연구자다. 

▶저서 :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탐욕의 시대』
『빼앗긴 대지의 꿈』
『굶주리는 세계, 어떻게 구할 것인가』
『왜 검은돈은 스위스로 몰리는가』
『인간의 길을 가다』 


<기아>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일반적인 이성과 감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고 하면 일어나서는 안되리라고 생각할 것이고 그런 상황을 겪고 있는 사람을 보게 된다면 매우 안타깝고 슬픈 마음이 들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2022년이 된 지금까지 이런 기아는 어째서 아직도 세상 곳곳에 있고 왜 사라지지 않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이 책은 유엔 인권 위원회 식량 특별 조사관으로 일한 경력도 있는 세계적인 "기아문제연구자"가 쓴 책이다. 작가는 여러 기아에 관련된 책을 썼지만 그중에서도 이 책이 유명한 이유는 어려운 주제를 쉽게 풀어썼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딸과 아버지의 대담 형식을 빌려서 세계 기아 및 현실 그리고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담담하게 나누는데 아무래도 아이에게 말을 전하는 형식을 취하다 보니 어떤 독자가 보더라도 알아듣기가 쉽다.


왜 기아는 사라지지 않는가

작가가 말하는 기아의 원인은 한마디로 <인재人災>라고 말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이미 인류의 식량 생산량 및 생산기술은 전 세계 인구의 약 1.5배 이상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수준에 다다랐다고 한다. 그럼에도 기아를 해결할 수 없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책에서는 3가지 정도가 나온다.

▶첫 번째 원인은 식량 덤핑이다. 덤핑이란 무역에 있어서 수출기업이 수입국 시장에 적정한 시장 가격에 비해 낮은 가격으로 판매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따라서 식량 덤핑 정책을 펼친다는 것은 선진국이 자국의 농민들의 농업 생산물에 보조금을 지급하여 수출하는 것이다. 이렇게 수입된 농산물은 보조금을 지급할 수 없는 가난한 나라에 들어가면 공정한 경쟁을 할 수가 없다.

그러면 가난한 나라들이 자급자족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말할 수 있겠지만 그 또한 어려운 일이다. 농업이 발달하는 것 또한 비료, 농기계 등등 돈이 많이 필요한 일이며 이는 대출 및 투자를 받아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무역 경쟁에서 지면 손해를 본다는 뜻이니 해외 부자 나라들에 의해 가난한 나라의 농업은 조금씩 무너지게 된다. 

▶두 번째 원인은 세계 식량의 가격을 정하는 <다국적 곡물 기업>들이다. 여기서 말하는 거대 다국적 곡물 기업들은 'ABCD'로 불리는 4대 곡물 기업으로 미국의 아처 대니얼스 미들랜드(ADM), 브라질의 벙기(Bunge), 미국의 카길(Cargill), 프랑스의 루이 드레퓌스(LDC)가 해당 기업으로, 세계 곡물 시장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

출처 :http://www.foodsecurity.or.kr/bbs/view.php?&bbs_id=qnaa07&page=13&doc_num=5

기아를 논하는데 무슨 곡물 기업을 말하는가 싶지만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정해지는 곡물 가격은 곡물 메이저 회사 및 투기꾼들의 조작을 통해서도 결정된다. 즉 식량의 가격이 인위적으로 부풀려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이다. 이렇게 부풀려진 식량 가격은 식량을 수입에 의존하는 가난한 후진국들에게는 치명적으로 작용한다.

▶세 번째 원인<분쟁>이다.

무력 분쟁은 생산, 수확, 처리, 운송, 금융, 마케팅, 소비까지 식량 시스템의 모든 요소들을 파괴하고 있고 이로 인해 식량이 불안정해지면 무력분쟁이 증가하는 악순환에 빠지기에 한번 일어나면 장시간 지속적인 기아 상태를 만든다.

실제 기아 위험 상위 10개국 중 소말리아와 예멘 등 8개국이 분쟁 상황이다. 분쟁 상황임에도 기아 국가들은 세계 기구의 지원을 거부하는 경우도 있으며 지원받는다고 해도 반대 세력들이 탈취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그 외에 기후변화, 불평등, 무능한 정치, 빈곤, 불투명한 유통체계 등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기아는 어느 하나의 원인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닌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22년 지금 세계는 어떻게 흘러가는가?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와 코로나 19 대 유행 및 가뭄&홍수와도 같은 기후변화는 전 세계 국가의 <식량 보호주의> 확산을 일으켰다. 자국민들이 소비할 식량을 확보하기 위해 저마다 농산물 혹은 육류 항목에 대한 수출을 제한하는 내용인데 이는 지구촌 식량 위기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출처 :https://news.nate.com/view/20220530n16881

FAO와 국제농업개발기금(IFAD), 유엔 아동기금(유니세프), 유엔 세계 식량계획(WFP), 세계 보건기구(WHO)는 지난 7월 '2022 세계 식량 안보와 영양 현황' 보고서에서 2021년 기아 인구를 7억 6천800만 명(최소 7억 200만 명, 최대 8억 2천800만 명)으로 추정했다.

출처 :https://www.yna.co.kr/view/AKR20220831125900501


기아는 해결될 수 있을까?

기아가 발생하면 단순히 사람이 죽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굶주리는 사람이 대량으로 발생하면 테러리즘, 시위, 전쟁과도 같은 사회적 혼란이 발생된다. 대표적으로 세계 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던 독일의 나치당이다. 굶주린 국민들은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설루션을 제시하는 과격당을 지지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렇다면 이런 기아의 문제는 어떻게 해결될 수 있을까? 작가는 3가지 해결책을 생각해 보았다.

1) 인도적 지원의 효율화

현재 국제단체가 제공하는 식량 원조 및 개발 지원금은 그 지원이 사회적으로 효용성이 있는지에 대한 점검이 부족하다고 한다. 이런 도움은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구조가 부실하고 부패한 나라로 들어가서 기득권 세계를 강화하고 부당한 사회 구조를 고착시킨다.

2) 원조보다는 개혁이 먼저

현재 자급자족이 가능한 나라에서도 기아가 횡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인도와 브라질이다. 이 둘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식량 수출국에 속하지만 대도시와 시골에서 굶주리는 아이들이 많다. 지주의 1퍼센트가 경작지의 43%를 점유했기 때문이다. 즉 경작지는 충분하지만 필요한 곳으로 쓰이지 않는 부의 양극화가 극심하다.

3) 인프라 정비

선진국은 헥타르당 약 4000kg의 곡물을 산출할 수 있지만 제3세계에서는 대체로 선진국의 3분의 1을 넘지 못한다. 이들에게는 자본, 도로, 적당한 종자, 비축식량, 농경 전문 지식 등 모든 것이 부족하다.

에가다 제방, 물, 사막화 진행을 막기 위한 삼림 조성 등 사회적 인프라 역시 부족하다. 이러한 땅들은 투자 없이는 경작되지 못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세계의 여론이 동원되어야 하며 현재의 경제 지배자들이 각성하고 연대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 모든 해결책의 전제<기아는 극복>되어야 하며 지구에 거주하는 모든 사람은 충분한 식량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국제적 구조를 갖추고 규범과 협약을 마련해야 한다.

경제에 대한 잘못된 인식에 맞서야 한다는 작가의 말은 개인적으로 이상주의적이라 생각하며 불가능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지만 온갖 현장과 실무를 해쳐온 작가의 해답이 이 정도라는 것은 사실은 사실상 뚜렷한 해결책 따위는 없다는 것과 똑같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든다. 

다만 작가는 과거 인류가 탄생하면서 가족이 씨족이 되고 부족이 되며 국가를 이루고 민족단위까지 연대의 범위를 넓힌 인간의 힘을 믿고 언젠가는 국가와 민족을 넘어 전 지구 인류와의 연대를 꿈꾸고 있다. 그의 믿음이 실현되는 것을 나 개인도 이루어지기를 바라지만 해결책은 이것밖에 없나 하는 씁쓸한 감정도 든다.


글을 마무리하며

우연히 부자나라에서 태어나서 "굶주림"에 대해 그다지 생각해 보지 않은 나로서는 <기아>는 그저 TV 속 딴 세상 이야기일 따름이었다. 그러나 기아는 실제 하며 지금 이 순간에도 고통받고 있는 이들이 있다.

이 글을 적기 위해 조사하면서 느낀 바는 세상에는 권력자들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기업들의 이윤을 유지하기 위해, 강대국들이 자국민들을 우선시하기에 와 같은 수많은 이유로 가난한 나라의 <기아>는 없어질 수가 없다. 는 것이다.

작가도 답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기아는 해결되어야 하기에 현재의 불평등한 구조를 뛰어넘어 인류가 연대하고 서로 돕는 구조를 만들고 인간의 의식 변화가 생기길 희망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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