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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및 책 속의 글

[별점 : ★★★ 서평 :위대한 개츠비]진흙 속 연꽃과도 같은 위대한 사람

by Yum맨 2022. 9.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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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욤맨의 별점 : ★★★ : 별 세 개! : 시간 날 때 한 번쯤 읽어 보면 좋다고 느끼는 고전 소설책

책을 읽다 보면 도대체 왜 이 책이 <20세기 최고의 작품> 이라던지 <미국을 대표하는 소설 중 하나>와도 같은 극찬을 받는지 알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동시에 상황과 인물의 섬세한 묘사 하나만큼은 정말 엄청나다고 느낀다. 이런 생동감 있는 묘사가 책의 레벨을 끌어올리지 않았나 싶다.

 

승마복을 입은 톰 뷰캐넌은 현관 앞에 다리를 떡 벌린 채 서 있었다. 한결 고집스러운 입, 건방진 태도, 밀짚 색 머리의 건장한 서른 살의 남자가 되어 있었다. 거만하게 번뜩이는 두 눈이 얼굴에서 가장 두드러졌고 그 때문에 언제라도 덤벼들 듯한 공격적인 인상을 풍겼다. 승마복의 여성적 우아함도 그의 육체가 지닌 엄청난 힘을 숨기지 못했다. 신고 있는 승마 부츠는 터질 듯 부풀어 올라 맨 위쪽 끈까지 팽팽했고, 얇은 상의 속 어깨가 움직일 때마다 우람한 근육이 꿈틀거리는 것이 보일 정도였다. 거대한 지렛대에나 비유할 법한 무시무시한 체격이었다. 음성까지 높은 톤의 거친 허스키여서 더 성마른 인상을 풍겼다.

- 톰 뷰캐넌의 인물묘사


●작가 소개: F. 스콧 피츠제럴드 (1896년 9월 24일~ 1940년 12월 21일)

미국의 소설가이며 단편 작가이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윌리엄 포크너 등과 함께 20세기 초 미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불린다. 작품과 생애, 스타일 등 모든 면에서 <※재즈 시대>를 대표하는 하나의 아이콘이 된 인물이다. 1896년 9월 24일 미네소타 주 세인트폴에서 태어났다. 프린스턴 대학에 입학했으나 성적 부진으로 자퇴 후, 군에 입대하여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하였다. 1919년 장편소설 『낙원의 이쪽』을 발표하여 큰 성공을 거두었다.  

●작품
    1920년 1월 《 말괄량이와 철학자들》, 첫 번째 단편집
    1920년 3월 《 낙원의 이쪽 》, 첫 장편 소설
    1922년 3월 《 아름답고도 저주받은 사람들 》두 번째 장편 소설
    1922년 9월 《 재즈 시대의 이야기들, 》, 두 번째 단편집. 《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포함
    1925년 4월 《 위대한 개츠비》, 세 번째 장편 소설
    1934년 4월 《 밤은 부드러워》, 네 번째 장편 소설
    1935년 3월 《 기상나팔 소리》, 네 번째 단편집
    1940년 《 마지막 거물 》, 미완성 유작
    1945년 《 붕괴 》, 유작 에세이집

※재즈 시대란? (위대한 개츠비의 작중 시대적 배경)

보통 1920년대 미국은 <재즈 시대 또는 광란의 시대>라고 불리어지기도 한다. 기간산업을 바탕으로 1920년대부터 본격적인 산업사회로 접어든 미국은 소비재의 대량 생산이 가능해졌다.

비약적인 발전 덕택에 기업은 엄청난 부를 축적하였고 이것은 개인에게 분배되어 미국은 바야흐로 대중 소비사회로 접어들게 되었다. 이러한 사회 변동과 더불어 1차 세계 대전이 끝난 후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미국인들은 정신적 방황을 겪었다. 이른바 길 잃은 세대라고 불린 이 시기의 미국인들은 전통적인 청교도 풍의 기성 질서에 대하여 반기를 들면서 도덕적인 타락과 환락에 빠져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1920년대 미국에 찾아온 소비 활황이 제1차 세계 대전과 그에 이은 스페인 독감 유행으로 오랫동안 누리지 못한 문화생활과 소비 등이 이 2가지 위기가 끝나자 한꺼번에 대폭발한 것으로 분석한다.


책의 줄거리는 요즘 소설 나오는 것과 비교해서 크게 특별할 것이 없다.

이야기는 <닉 캐러웨이>라는 제삼자의 시선으로 이 모든 사건들을 풀어쓴다. 한 때 상류층 여자(데이지)를 사랑했던 흙수저(개츠비)가 당시 금주법이 일어나던 시대적 상황에서 밀주 사업을 통해 막대한 부를 얻었다. 시간이 지나 이미 자신의 손을 떠나버린 여자를 찾으러 왔지만 여자는 사랑보다는 다시 현실을 선택한다는, 다소 그저 그런 로맨스라고 말할 수도 있다.


위대했던 개츠비

책에서 나오는 개츠비는 사실 흙수저다. 다만 가난한 아버지 밑에서 자란 그는 야망 있는 젊은 이었다. 책 마지막 부분에 아버지가 보여주는 개츠의 노트에는 생활 계획표가 있어서 당시 개츠의 생활과 미래에 대한 그의 야망을 엿볼 수 있었다.

군대에 들어가 장교가 된 개츠비는 장교들의 모임에서 우연히 상류층 여자 데이지와 인연을 맺게 되고 연인으로까지 발전하게 된다. 1차 세계 대전으로 유럽에 참전하여 전쟁이 끝나고 어느 정도 공을 쌓았지만 그는 여전히 빈털터리에 불과하다. 얼마 남지 않은 그의 돈을 모조리 그의 옛 연인이었던 데이지의 집 근처로 가기 위한 여비로 다 썼기 때문이다. 그렇게 빈털터리가 된 개츠비는 우연히 울프심 밑으로 들어가서 당시 금주법 시대에서 밀주 사업으로 운이 좋아 막대한 부를 이루게 된다.

우리는 흔히 부자가 되고 싶어 한다. 부자가 되기 위해 어떤 짓이든 일삼는 사람도 있다. 왜 부자가 되고 싶냐고 집요하게 질문하다 보면 딱히 이유가 없다. 그렇다 우리가 부자가 되고 싶어 하는 데에는 특별한 이유 따위는 없다. 그저 편하게 살고 싶다거나 인생을 재밌게 살고 싶다는 것 따위만 있을 뿐이다.

그러나 개츠비의 경우에는 달랐다. 그는 언제나 생사의 기로에 있는 전쟁에서도 전쟁이 끝난 뒤에도 늘 한 사람 그의 연인 데이지가 있었다. 물론 상류층에 대한 동경 역시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끝에는 언제나 데이지였고 부는 그에 대한 <수단>에 불과했다.

그렇기에 데이지가 살고 있는 이스트 에그 반대편에 있는 웨스트 에그로 이사 온 뒤 데이지와 만나기 위해 매일 화려한 파티를 열며 관심을 끌었고 데이지와 만나 함께 살기를 희망했다. 마지막에 데이지가 저지른 사고도 전부 그가 감당했어야 했다.

책에서는 데이지의 남편 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는 대놓고 바람을 피우고 있었고 이에 대해서 별로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한다. 그러면서 데이지와 개츠비의 관계가 보통이 아님을 알고 난 뒤에는 굉장히 분노하게 된다. 이른바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고 할 수 있지만 1920년대의 분위기가 그런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어쨌든 책에서 보이는 당시 분위기는 공허하고 자극을 추구하며 퇴폐적이기까지 하다. 그렇게 개츠비네 집에서 파티를 즐기고 인연을 맺은 모든 사람들과 심지어 데이지 마저 개츠비의 장례식에 찾아오지 않을 것만 봐도 그렇다. 그런 윤리와 도덕이 무너진 문화에서 사랑과도 같은 이상을 추구하는 개츠비의 행동은 마치 진흙탕 속 연꽃과도 같달까? 굉장히 이질적이기까지 하지만 이것이 개츠비가 <위대한> 이유가 아닌가 싶다.


책을 읽고 나서 느낀 것

사실 위대한 개츠비는 이름은 엄청 많이 들어봤고 중학교 때 도서관에서 한번 쓱 읽어 봤다가 재미가 없었다는 기억밖에 나지 않았다. 그러다가 2013년 레오나르드 디카프리오가 주연으로 나온 영화로 반짝 다시 재 조명되었다가 최근 독서 모임의 공통 책으로 선정되어 다시 읽어보게 되었다.

책을 읽고 나서 잠시 나는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나는 만약 내가 원하던 부를 얻으면 무엇을 하고 싶은가? 물론 여러 가지가 떠오르긴 하지만 부를 얻더라도 내 곁에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없다면 그것이 무슨 의미인가 싶다.

그런 점에서 1900년도 초반의 사람들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것 같다. 사람들은 여전히 사랑을 하고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 움직인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갈등을 빚고 마음 졸이며 행복했다가 좌절했다가를 반복한다. 이는 시간이 지나 먼 미래에 사람이 살고 있다면 여전히 반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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